노견 돌봄 후기|지지밍고에서 보낸 평온한 하루들

지지밍고에서 부드러운 쿠션 위에 앉아있는 나이 든 닥스훈트의 정면 모습

노견 돌봄은 늘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. 지지밍고에서 만난 한 노견 친구와의 이야기를 기록해보려 합니다.

얼마 전, 나이가 많은 강아지 한 친구를 돌보게 되었습니다.

솔직히 말씀드리자면, ‘노견’이라는 단어는 이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꽤 묘한 부담을 안겨줍니다. 돌봄에 자신이 없다는 뜻은 아니지만, 마음 한 부분이 무거워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. 물론, 언제나 예외는 있습니다.

이번 이야기도 그 예외에 해당합니다.

노견 닥스훈트가 지지밍고의 포근한 담요 위에서 편안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

지지밍고 간판에 그려진 슈나우저 두 마리도 사실은 노견입니다. 이번에 돌봤던 친구와 나이도 비슷하지요. 그런데도 아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. 물론, 젊은 티가 나지는 않지만요. 그렇다고 돌보기 어렵다거나, 몸이 많이 안 좋은 느낌은 전혀 아닙니다. 그저 잘 나이든 느낌이랄까요?

처음 만났을 때 솔직히 이렇게 생각했습니다.
‘오, 건강하네?’

보통 노견 친구들을 맡게 되면 은근히 긴장이 되곤 하는데, 이 친구를 돌보던 날들은 이상하게 마음이 편하더라고요. 그런 기운이 있었습니다.

며칠간 잘 지내고,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고요.

얼마 지나지 않아 보호자님의 지인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.

“지지밍고 다녀온 이후로 성격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해요.”

그 말씀을 듣고 순간 멈칫했습니다. 제가 뭔가 특별히 한 건 없었거든요. 소개를 받고 온 친구였지만, 다른 아이들보다 ‘더’ 신경 쓴 건 아니었습니다. 그저 그 친구에게 맞는 환경을 만들어준 것 것뿐이었습니다.

성격이 정말 좋아졌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. 다만, 돌보는 내내 바랐던 건 딱 하나였습니다.

‘안전하게, 무탈하게, 건강하게 돌아가자.’

그 마음뿐이었습니다.

그리고 이런 피드백은 언제 들어도 참 큰 힘이 됩니다. 괜찮았구나, 잘 지냈구나, 그런 말 한마디가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.

노견이라고 해서 모두 약하거나 다루기 어렵지는 않습니다. 오히려 어떤 친구들은 아주 단단하고, 차분하며, 진득한 모습을 보여줍니다.

그래서 이런 예외는 늘 반갑습니다. 저 자신을 다시 한번 믿게 해주는 소중한 경험이기도 하고요.

혹시 여러분은 어떤 노견 친구를 만나보신 적 있으신가요? 그 아이와의 추억도 참 소중했을 것 같습니다. 시간 되실 때, 함께 나눠주셔도 좋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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